저널리즘도 개인의 취향

Brief

2022년 07월 01일

[이슈브리핑 No.7] 미디어산업 합종연횡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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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 PINT가 주목한 이슈는

  • 워싱턴포스트의 엔터제휴, 그리고 1일 이벤트
  • 올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주목할 점
  • 프랑스 언론의 웹3 실험
  • 뉴욕타임스 브랜드 캠페인 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콘텐츠 IP’ 앞세운 워싱턴포스트의 노림수

워싱턴포스트(WaPo)가 지난 6월 15일(현지시간) 이매진 엔터테인먼트(Imagine Entertainment)와 손잡고 뉴스 IP 자산을 비즈니스화하는 큰그림을 발표해 이목 집중. 뉴스 조직의 브랜드를 모든 형태의 콘텐츠로 새롭게 활용하려는 의도로, WaPo의 비디오 사업 진출이자 저널리즘 영역 확장.

WaPo IP 기반 프로젝트 개발의 독점 권리를 갖게 된 이매진 엔터테인먼트의 브라이언 그래저(Brian Grazer) CEO는 “워터게이트에서 우크라이나 최근 분쟁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수준의 저널리즘과 심층 리포트에 접근하는 것은 영화 제작자의 꿈”이라고 기대감 피력. 프레드 라이언(Fred Ryan) WaPo 발행인 겸 CEO 또한 “저널리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본다”고 의미 부여.

다른 한편에서 WaPo가 2072년까지 구독료 반값을 보장하는 하루 이벤트 기획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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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가 뉴스레터 구독자들에 보낸 반값 이벤트 안내 이미지. 출처: Nieman Journalism Lab

WaPo는 최근 자사 뉴스레터 구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 디지털판을 구독하면 50% 할인된 연 50달러 금액으로 50년 동안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 유료독자 확대 위한 이메일 프로모션 일환이지만, 반세기를 내다보는 WaPo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낳아.

💬 종이신문 미래와 신문 미래는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타임아웃 런던, 54년 만에 종이잡지 접어

영국 무가지 ‘타임아웃 런던(Time Out London)’이 창립부터 54년간 이어온 ‘종이 역사’를 마감. ‘런던 라이징(London rising)’을 테마로 2022년 6월 23일에 배포한 네 가지 버전을 끝으로 런던 매거진을 디지털판으로 전환. 1968년 런던을 조명한 한 페이지짜리 팸플릿으로 시작한 타임아웃은 현재 59개국에 진출해 존재감 드러내는 중.

💬 인쇄판 종료 소식이 ‘뉴스’가 되지 않을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이코노미스트 구독자 절반 이상이 ‘digital-only’

이코노미스트그룹이 6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매출(3억4630만 파운드)의 55%가 디지털 부문에서 나왔으며, 인쇄 및 디지털 번들(bundle, 묶음) 상품을 포함하면 그 수치가 60% 이상. 지난 한 해 이코노미스트 신규 구독자의 66%가 디지털 전용(digital-only) 상품 선택하기도.

💬 디지털 구독 시장이 불을 뿜는데, 인쇄시설에 수백억을 쏟아붓는 언론도 있습니다.

Focus on 📌 올해 디지털 뉴스 시장서 주목할 포인트 셋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가 2012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Digital News Report 2022)>를 보면, 올해 조사에서 몇 가지 특이점 발견.

  • 쿠키리스(Cookieless) 대비 움직임: 구글이 웹 브라우저 크롬에서 제3자(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2023년 말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미디어‧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도 퍼스트파티 데이터(웹페이지 및 앱 가입 확보) 중요성 증대. <Brief No.4 참고>포르투갈과 핀란드,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언론계가 협력해 단일 로그인 시스템 등으로 대비하는 움직임. 반면 한국 언론계는 심도 있는 논의 없음.

  • 뉴스 접속경로 선호도: 글로벌 평균 23%만이 각 언론사 뉴스 웹사이트 또는 앱으로 바로 접속하는 것 선호해 지난해 기점으로 소셜미디어(28%)보다 낮아짐. 소셜미디어 중에선 페이스북 통한 뉴스 이용률이 여전히 높지만, 2016년 정점(42%) 찍은 이후 매년 감소해 올해는 30% 머물러. 포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언론사 직접 접속 비율이 5%에 불과해 개별 언론의 브랜드 존재감 미미, 그에 따른 디지털 구독 유치의 어려움 유추 가능.

  • 틱톡(TikTok) 이용률 급증: 소셜 플랫폼으로서 영향력 증대와 함께 틱톡은 뉴스 유통‧공유 측면에서도 빠르게 성장한 네트워크. 2020년 1%에서 2021년엔 3%, 올해는 4%로 조사. 18-24세 젊은 이용자만 놓고 보면, 틱톡 통한 뉴스 이용률 수치가 15%로 급등.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튜브 통한 뉴스 이용률(44%)이 글로벌 평균(30%)을 크게 상회하는 특수성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유튜브 뉴스 이용이 많다는 것 또한 차이점.

💬 플랫폼을 모르는, 혹은 플랫폼에 올인하는 언론은 늘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20 Minutes, 메타버스 전담 ‘20 Mint’ 론칭

프랑스 무료 일간지 ‘20미뉴트(20 Minutes)’가 메타버스 전문 저널 ‘20민트(20 Mint)’ 출간. 20민트는 콘텐츠뿐 아니라 운영방식에서도 웹3스러움을 추구해 차별화 시도.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를 보유한 792명의 커뮤니티 멤버를 비롯해 총 2000명 손을 거쳐 종이잡지 형태로 선보인 것.

20민트는 공식 페이지를 통해 3단계 로드맵 제시. 자체 NFT 컬렉션(20 Mint Typewriter) 소유자들에게 차등적으로 주어지는 혜택 강조하며 ‘진짜 웹3 미디어’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독려.

💬 콘텐츠 생산자-유통자-소비자로 이어지는 선형적 구조가 빠르게 깨지는 중입니다.

레제코의 웹3 콘텐츠 전략 시선

프랑스 일간 경제지 레제코(Les Echos)가 웹3 전용 새로운 편집 제안인 ‘Viva Tech’ 발표. 6월 17일(현지시간) 레제코 측은 NFT와 암호화폐, 메타버스(metaverse) 등에 집중하는 주간 뉴스레터 소개. 또한 타이틀 로고 변형한 NFT 카드 1000개 발행. 이중 ‘100 Golden Ekko’ 컬렉션 소유자에겐 편집회의 참여 기회도 제공.

💬 전통미디어의 콘텐츠 실험이 독자 경험‧관계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요?

USA투데이가 23개 기사 삭제, 공표한 이유

USA투데이가 6월 16일(미 현지시간) 뉴스를 통해 자사 기사 문제를 공식화하고 후속 조치 발표. 속보 담당 가브리엘 미란다(Gabriela Miranda) 기자의 보도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조작되거나 확인이 불가한 주장을 다량 인용한 것으로 드러남. 이에 따라 편집 기준을 충족 못한 23개 기사를 삭제하는 한편, 해당 기사 제목을 목록으로 작성해 공개. 각 기사가 올라갔던 페이지는 보존해 이같은 정정 사실을 알림. 문제 당사자는 사직 처리.

💬 속보는 요란하게 알리고 오보는 슬그머니 내리는 한국 언론계에 경종을 울립니다.

뉴욕타임스가 ‘개인 구독자’와 함께 하는 방식

미디어 기업 중에선 드물게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적인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음악가 퀘스트러브(Questlove)를 얼굴로 새 캠페인 영상 공개. ‘독립적인 삶을 위한 독립 저널리즘(Independent Journalism for an Independent Life)’이라는 메시지 강조하기 위해 실제 NYT 독자인 유명인의 개인화 스토리를 감각적인 비주얼과 음악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 구독자 개개인에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주는 맞춤형 ‘스토리 초상화(Story Portrait)’도 제공.

*NYT 브랜드 캠페인 (히)스토리

2017년 ‘진실(Truth)’을 테마로 10년 만에 브랜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며 디지털 구독 전환기에 간접적 시너지 꾀해. 페이크뉴스(fake news) 문제 등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혼돈기 속에서 진실을 추적하는 저널리즘 가치를 이야기하는 데 집중.

이후 캠페인 메시지를 변형한 시리즈 광고물을 매년 제작, TV-옥외-디지털 매체 아우르는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집행. 올해는 5년간 고수한 ‘진실’ 키워드에서 탈피, 지난 2월부터 구독자 개개인의 취향과 삶을 반영한 ‘독립(Independent)’ 시리즈로 디지털 구독과 직접적으로 연결해 진행 중.
💬 미디어도 기업식 마케팅PR로 소비자 시선을 끌어야 합니다. ‘낚시기사’ 말고.

구글-EU국 ‘뉴스싸움’, 화해 국면?

구글이 ‘뉴스 20주년’에 맞춰 8년간 중단됐던 스페인 뉴스 서비스 재개 발표. 이는 언론미디어가 기술 대기업과 뉴스 라이선스 비용을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한 유럽연합(EU) 저작권 지침 개정안을 스페인 정부가 법률로 정한 이후 나온 것. <Brief No.4 참고> 앞서 구글은 언론사 뉴스 콘텐츠 전체 또는 일부 이용에 따른 사용료를 부과하는 이른바 ‘스니펫세(snippet tax)’ 요구를 거부하며 2014년 스페인에서 뉴스문 닫음.

같은 맥락에서 구글과 프랑스 언론의 ‘휴전 결정’도 주목. 프랑스 독점규제 당국인 경쟁위원회(Autorité de la concurrence)는 지난해 7월, EU 저작권 지침 위반 혐의로 구글에 5억 유로(한화 약 6800억원) 벌금을 부과한 바 있음. 구글 역시 항소 시도하며 맞섰으나,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150개 이상의 프랑스 뉴스‧출판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지하고 프랑스 저널리즘 지원 강화를 약속하며 화해 제스처.

💬 ‘빅테크 vs 언론계’ 엎치락뒤치락, 관건은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