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아닌 '디지털 전환'으로
제품 개발 및 R&D에 최우선 투자 순위 둔다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 이해 필요
기자와 개발자, 구독 담당자는 함께 일해야
세계 신문업계, 콘텐츠 개발 최우선 투자 대상
세계신문협회(WAN-IFRA)는 '2022~2023 세계 언론 트렌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곳곳의 언론계 경영진 170명을 대상으로 특정 기술 및 플랫폼을 포함하는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언론사들은 제품 개발 및 R&D를 최우선 투자 영역으로 꼽았다. 그 다음은 독자 및 기타 매출 분야, 광고 순이었다. 이는 14년 전 모바일 앱 환경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주목받았던 2009년 보고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언론사들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현재 오디언스 퍼스트 중심 전략과 유료 구독 모델이 부상한 시점에서 콘텐츠 부문 투자를 중요하게 다루는 매체가 증가했다. 일상에서 다양한 구독습관을 쌓으며 '생활구독' 경험을 쌓고 있는 독자층을 고려할 때 당연한 수순이다.
데이터 분석, CRM, CMS 등 기술 투자 필수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는 독자 기대를 부응하려면 여전히 수많은 과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콘텐츠 생산, 배포, 결제, 참여와 보상 등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기술의 선택은 핵심 이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2년 연속으로 데이터 분석 부문 투자에 가장 큰 관심을 표했다. 비디오,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그리고 CRM, 뉴스레터 서비스 인프라, 자동화, CMS가 그 뒤를 이었다. 구독 모델과 연계되는 다양한 지점을 투자 대상으로 다루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투자 규모와 그 지속성에서 자체 해결이 가능한 곳은 많지 않다. 세계신문협회(WAN-IFRA)는 3월 뉴스조직에 기술을 제공하는 주요 업체들과 설명을 담은 '기술 디렉토리(Technology Directory 2023) 보고서'를 공개했다. 테크 기업과 언론사 간 협력을 기대하는 일종의 목록서다.
퍼블리시, 한국 테크 스타트업으로는 3년 연속 등재
올해 보고서는 광고(마케팅), 편집(CMS), 데이터(분석), 상거래(CRM), 인쇄 부문에서 활동하는 전 세계 주요 테크 기업을 정리했다. 광고(마케팅) 분야 22곳, 편집(CMS) 30곳, 데이터(분석) 22곳, 상거래(CRM) 21곳, 인쇄(전/후) 19곳 등 총 114곳이다. 전통적인 뉴스조직을 기술의 무대로 연결시켜주는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는 세계신문협회 수상 경력을 가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미디어 스타트업 퍼블리시(PUBLISH)가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데이터(분석) 및 상거래(CRM) 두 부문에 걸쳐 소개됐다. 2020년, 2021년 모바일, 스타트업 부문에 각각 공개된 뒤 3년째 등재됐다.
퍼블리시는 콘텐츠 관리, 토큰화, 플랫폼 상호작용성 강화(gameification)[1], 정보 인증 및 검증을 바탕으로 신문 및 매거진 기업의 편집 및 재정적 독립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웹 3 기반 네트워크 가치는 참여자 연결 관건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퍼블리시 이니셔티브는 블록체인 미디어 프로토콜과 플랫폼으로 콘텐츠 생산자인 언론과 소비자인 독자, 광고주 등의 이해당사자와의 상호적인 생태계 구축을 향한다. 또 미디어 기업 및 테크 기업 컨소시엄 구성, 퍼블리시 프로토콜 기반 토큰을 확산하는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관리 시스템 개발, 가상자산 지갑과 가상자산 거래소 구축 등이 주요 과제다.
웹3 향 뉴스 생태계의 기본 구조는 탈중앙화다. 탈중앙화는 콘텐츠 생산자가 대규모로 독자(팬) 및 커뮤니티와 직접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의 역할과 권한을 줄이는 솔루션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신원 인증(DID)으로 가상자산 지갑과 연동하고 기사와 기자 등을 선택, 소비하는 참여 활동의 보상 모델 설계에서 작동한다.
퍼블리시의 지향점도 비슷하다. 즉 웹3 네트워크에서 가치는 네트워크 참여자, 즉 커뮤니티에 의해 생성, 귀속된다. 참여자의 수가 증가하면 같은 그룹 내의 참여자 간 연결 가능성이 높아져서 네트워크의 가치가 높아진다(same-side network effect). 투자자, 개발자, 사용자 등이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프로토콜, 토큰으로 성장 속도를 끌어올린다(Network Flywheel).
문화 바꾸지 않는 디지털 비즈니스는 실패
퍼블리시처럼 기존 생태계와 결을 달리하는 웹3 비전을 추구하는 테크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언론사들의 실험 프로젝트들도 이들과의 파트너십으로 계속 이어져 왔다. 레거시 미디어 업계서 인터넷 이후 가장 변혁적인 혁신 에너지로 평가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도 마찬가지다.
물론 현재 여전히 주목받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은 구독과 후원, 광고와 컨퍼런스(이벤트)까지 전형적인 영역에 걸쳐져 있다. '세계 뉴스 미디어 혁신 보고서 2023-24'가 정리한 15개 주요 비즈니스에서도 콘텐츠 유료화 부문은 가장 뜨거운 이슈다. 중앙일보를 비롯 국내 언론사도 이제 진입하기 시작한 분야다.
그러나 이같은 방향은 디지털화(Digitalisation)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화는 디지털 정보와 기술을 결합해 업무 또는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디지털화를 토대로 조직의 기존 관행을 극복하고 디지털 문화를 확산하여 비즈니스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전자의 경우가 공급자 중심의 접근 방식이라면 후자는 독자 중심의 프로세스다.
최고의 저널리즘은 독자와 동행한다
독자 중심 비즈니스를 전개하려면 기술 지원으로 자동화에 도달하는 것을 넘어 일하는 관점과 비즈니스 구조를 바꿔야 한다.[2] 이를 위해서는 첫째, 뉴스룸은 더 이상 취재기자들만 존재하는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 제품 개발 부문과 독자 관련 부서, SEO(검색엔진 최적화) 담당자, 서비스 엔지니어(개발자)들도 편집자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둘째, 기자들도 매일 독자의 관심사와 기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B2C 비즈니스 문화를 형성하는 출발선이다. 그 목표는 저널리즘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 저널리즘은 그 어떤 것도 타협하지 않는 최고의 가치다. 독자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통찰력 있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셋째, 데이터 분석 절차와 독자 참여 구조,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독자의 이용 행태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저널리즘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또 독자 커뮤니티와 적절한 피드백과 보상 등 새로운 경험을 일관되게 제공해야 한다. 최고의 저널리즘은 독자와 동행하는 것이고, 좋은 저널리즘이 바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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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게임 환경에 게임 매커니즘을 적용하여 기업이 의도한 목적으로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여 및 행동을 유도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으로 다양한 고객접점에서 고객과 상호작용하여 참여, 공감, 공유를 증대시키기 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즉, 사용자의 동기부여 및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게임요소와 기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이용자의 참여에 따른 레벨 부여, 인증, 보상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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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문화는 저널리즘 가치, 관행 및 미디어 제품의 문화적 다양성을 포괄하는 용어로 오디언스 중심,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디지털 기술 활용을 통한 새로운 경험과 가치 제공 등을 아우른다. 조직, 업무, 사람들의 관점과 업무 방식의 전환으로 뒷받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