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 개선해야 뉴스 제품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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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6일

팔리는 콘텐츠에 대한 논쟁 분분
좋은 경험 제공하는 브랜드가 더 중요
협업과 소통 키우는 조직문화에서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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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뉴스 통신사 <로이터>는 7월 기업서 전략 결정을 내리는 담당자에 초점을 둔 구독 상품 '로이터 인사이트(Reuters Insight)'를 내놨다. 기업 고객이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 매체 최초 시도다. 2020년 11월 출시한 '로이터 프로페셔널(Reuters Professiona)'의 일부로 뉴스, 분석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를 제품군으로 한다.

<로이터>는 주로 업계 이벤트 비즈니스를 통해 구축한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유료 구독자가 특정 비즈니스 부문의 추세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미국과 유럽의 해당 분야의 약 500 명의 리더들을 상대로 매년 두 번 광범위한 설문 조사를 시행한다. 데이터 분석가, 연구원 및 개발자로 구성된 팀이 이를 분석하고 맞춤 서비스를 내놓는 흐름이다.

현재 약 75명의 인력이 제품 연구와 생산을 맡고 있다. <로이터>가 먼저 초점을 둔 분야는 보험 시장으로 제약, 자동차, 지속 가능성, 공급망 등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초부터는 웹사이트에서 여러 주제에 걸쳐 산업별 전문 콘텐츠를 강화했다. 얼마전 법률 뉴스팀에 15명의 새로운 에디터를 채용하고, '거대한 재구상(Great Reboot)' 등 포스트 팬데믹 환경에서의 B2B 비즈니스를 고려해 새로운 주제를 발굴했다.

<로이터>는 수익의 대부분을 기업 대상의 라이센스 뉴스 및 데이터 서비스에서 거두고 있지만 이제는 360억 달러에 달하는 전문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로이터 인사이트'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에 앞서 2019년 글로벌 B2B 이벤트 사업체인 'FC 비즈니스 인텔리전스(FC Business Intelligence)'를 인수했는데 이는 <로이터>가 10년 만의 투자 행보였다.

약 3000개의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을 고객으로 하고, 전 세계 1.2억 명의 의사결정권자에 콘텐츠를 도달하는 <로이터>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 세 가지다.

△ 뉴스 에이전시 비즈니스를 통해 미디어 및 기술 회사에 콘텐츠 배포

△ 리피니티브(Refinitiv)[1]를 통해 전문 금융 뉴스를 금융 전문가에 제공

△ 로이터(Reuters Professional)를 통한 산업부문별 전문가 대상의 서비스

독자 관계 증진, 조직 문화 개선, 전문가 확보에 성패

프리든 베르크 <로이터> 회장이 밝힌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고객 경험의 재구성. <로이터>는 연간 400만 개의 뉴스 스토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콘텐츠 생산못지않게 배포와 검증에 주력한다. 배포 전 사실관계를 확인해 자사의 뉴스품질을 높여 시장 신뢰를 높이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둘째, 고객과의 소통 확대. 일반적인 뉴스 이용자는 물론 뉴스 구매를 하는(B2B) 언론사들과 끊임없이 콘텐츠 니즈를 파악한다.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결국 누가 무엇을 원하고 기대를 걸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업무 효율의 강화. 정확하고 신속한 일처리를 위해 업무 과정을 단순화하고 현대화, 최적화 한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23년까지 5~6억달러 투자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넷째, 전 세계에서 많은 인재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둔다. 다양성과 포용성에 뉴스 가치를 두고 뉴스 조직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고객은 세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지역 뉴스를 소비하고 있어 비중을 잘 안배하는 것이 중요해서다.

프리든 베르크 회장은 “100명의 기자가 모두 같은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면 상품성이 없다”며 “세계 80개 이상의 미디어 기업,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차별화 한 콘텐츠 수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미국 <USA 투데이>와 스포츠 사진을 협력받고 있고. 영국 <프레스 협회(Press Association)>와 파트너십으로 콘텐츠를 확보한다.

콘텐츠의 제품화는 단순히 생산부서의 몫만이 아니다. <르몽드(Le Monde)>, <블룸버그(Bloomberg)>, <월스트리트저널(WSJ)>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 '매더 이코노믹스(Mather Economics)'는 "매체의 수익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내 가장 큰 세 부서-뉴스룸, 기술 및 독자 마케팅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품화 실행 과정은 이 세 부서의 협력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179년 역사를 갖는 <이코노미스트> 부편집장(Deputy Editor) 톰 스탠드에이지(Tom Standage)는 자사의 제품 사고(product thinking)에 대해 "10년 전에는 적절한 제품 조직이 없었지만 이제는 전담 조직으로 모든 이해 관계자를 실제로 참여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톰은 "(구독자 기반의) 비즈니스 목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면 제품과 디지털 혁신을 둘러싼 협력과 상호 이해의 문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SCMP)>의 디지털 편집자 쉐 드리스콜(Shae Driscoll)에 따르면 자사의 뉴스 비즈니스는 편집팀을 비롯 서로 협력하는 4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 팀은 수익 증대, 다른 하나는 도달 범위 증가 또는 참여 증가와 같은 것에 초점을 두고 상호 협력한다.

△청중 성장(audience growth)팀 :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향상된 SEO를 사용하고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구독의 원동력이다.

△데이터팀 : 정교한 분석 뿐만 아니라 데이터 민주화도 전개한다. "언론사의 모든 사람이 원하는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한다,"

△제품 및 기술(product & technology)팀 : 독자 경험 기반의 편집 프로세스를 돕고 독자 대면 제품을 개선하며 참여 및 페이지 방문 시간을 늘리는 도구를 만든다.

△전략 및 프로젝트(strategy & special projects)팀 : 일반적인 편집 영역에서 벗어나 사례 연구 및 경쟁사 분석을 살펴보는 등의 작업을 자유롭게 수행한다.

독자의 기대는 뉴스 조직보다 항상 높게 있다

독자의 콘텐츠 반응도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매더 이코노믹스'는 '고급 콘텐츠 모델 백서'에서 개별 기사 항목에 대한 유료 구독 전환을 살펴보는 '전환 경로'(PTC, 구독을 시작하기 전 30일 동안 방문자가 기사를 읽은 횟수)와 '핵심 점수'(매체의 핵심 청중에서 독자를 측정하는 지수:기사, 구독자 확보 및 유지 측면에서 기사가 창출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독자적인 측정항목)를 강조한다.

핵심 점수가 높으면 기사가 언론의 가장 중요한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음을 나타낸다. 여기에는 가입자, 사이트에 직접 도착하거나 이메일 링크를 통해 도착한 사람들 등을 포함한다. 또 포털 검색엔진이나 소셜미디어로 유입되는 것부터 독자를 구독자로 전환하는 유료 콘텐츠, 그 과정에서 참여(개인화, 뉴스레터) 등 '전체 고객 유입 경로의 조합'으로 판단한다.

BBC 월드 서비스 디지털 편집자를 맡았던 드미트리 쉬스킨(Dmitry Shishkin)은 콘텐츠 최적화와 관련된 독자의 요구를 5가지로 정리했다.

△나를 업데이트한다(Update me)

△최신 트렌드(Keep me on trend)

△교육(Educate me)

△나에게 영감을 불어 넣는다(Inspire me)

△나에게 관점을 제공하고 생각을 바꾸게 한다(Give me perspective & Divert me)

콘텐츠의 내용과 성격을 정비하는 것을 넘어 매일, 매 시간 너무 많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생산자의 제대로 된 기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 가운데는 하루 200개의 기사를 제공하지만 절반이 읽히지 않는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모바일 스크린에는 공간이 충분치 않아 '노출'과 '전달'의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콘텐츠 공급을 줄이거나 게시 시기, 빈도 및 채널을 검토해야 한다. 쟁점이 되는 콘텐츠를 위주로 소개하는 공간을 더 두드러지게 표출할 필요도 있다.

제품 사고를 위한 내부 업무 혁신 필요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는 '성공적인 미디어 제품 프로세스를 위한 7단계'(2022) 보고서에서 "저널리즘은 일반적인 제품과 다르다. 제품은 콘텐츠 경험이다. 독자가 브랜드와 상호 작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전체의 고객 여정이다. 제품은 독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성공하려면 제품이 경쟁하는 시장에 적합해야 하고 제품적 사고가 중요한데, 그것은 바로 독자의 콘텐츠 경험에 기반한다는 이야기다.[2]

그런데 제품의 성공은 독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개선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는 조직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조직이 독자의 적절한 피드백을 받고 있을 때 파악할 수 있다. 즉, 제품 프로세스는 독자, 독자의 요구 사항 및 문제점을 이해하고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솔루션 기반의 시스템에서 시작한다.[3]

<조선일보> 디지털 전략 부문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 CMS 아크를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 이후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며 "제품화를 고민하는 디지털 조직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논의가 영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중앙일보> 모바일국에 비슷한 체계의 조직으로 제품 이슈에 접근하는 것이 한국 언론의 현주소다.

10월 시행한 <중앙일보> 뉴스 유료화 과정에서 콘텐츠 제품은 편집국 각 부서에서 정했다. 대신 지난해 말 신설된 상품전략 부서는 유료 콘텐츠에 대한 리서치를 하는 등 편집국에 의견을 제시했지만, 현재는 외부 콘텐츠 제휴선을 찾거나 이용권 판매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로그인하는 사람의 비율 뿐만 아니라 댓글을 남기거나 콘텐츠를 구독하는 활성 이용자수를 점검하며 콘텐츠 평가를 해 왔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4]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로그인월에서 쌓인 독자의 콘텐츠 반응을 일부만 참고했다. 이 관계자는 "왜 구독하는지, 왜 자주 열람하는지, 구독은 했지만 왜 안 보는지 등의 분석을 더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현실적으로는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기존의 일반적인 뉴스 경험이 아닌 것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이후에는 이용권 판매 정도 즉, 기여도에 따라 콘텐츠 라인업은 수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면 기사도 생산하는 기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별도 제품 조직 구성은 미정이다.

제품 사고의 여정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첫째, 기존 조직과 제품 조직의 구분과 협력 둘째, 뉴스와 비뉴스 등 분류와 재정의 셋째, 독자의 요구와 관심사에 대한 파악 등의 과제가 포함돼야 한다.

시간과 비용을 들인 <중앙일보> 유료화는 일단 해외 매체의 구독 모델과 비교할 사례의 등장으로 주목된다. "이 정도로, 이 가격으로 팔리겠느냐?"는 실패 전망이 일찍부터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앙일보>의 현실과 한계를 확인하는 것은 국내 디지털 뉴스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제품화'를 둘러싼 논의가 뜨겁게 불붙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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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통신을 보유한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는 2018년 45%의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2021년 2월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자회사가 됐다. 현재 190개국 4만여 기업, 기관고객과 4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는 리피니티브와 30년 간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매일 200건 이상의 뉴스를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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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MA(2022), 성공적인 미디어 제품 프로세스를 위한 7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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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자콥스(CJ Jacobs) 미디어뉴스 그룹(MediaNews Group) 제품 및 기술 책임자는 독자의 지불 의지를 알아보는 알파 버전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시장에 다가서는 베타 버전 MMP(Minimum Marketable Product), 애착을 형성하는 MLP(Minimum lovable Product) 등으로 제품화 3단계를 구분한다. 시장과 독자에 정중하게 접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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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디지털 가입 회원 대비 콘텐츠를 구독한 비율은 전체의 20% 정도인 15만명 선으로 알려졌다. 로그인월 시행 1년여 동안 테스트한 콘텐츠 구독의 성과치고는 높은 편이지만 유료화 시행 이후의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한편 <중앙일보>는 이용권을 연내까지 5000개 판매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9월 기준 80만 명 가입 회원에서 1% 미만으로 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