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전략은 언론사 생존의 에너지
독자 행동 주목하는 데이터 퍼스트 전략
콘텐츠와 광고 타겟팅...매출로 잇는 활동
예측하고 학습하는 업무로 탈바꿈해야
데이터 우선 전략은 전 세계 뉴스 미디어 기업에서 콘텐츠와 그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다. 독자 분석, 광고 및 마케팅 타겟팅, 독자 세분화에 의해 실현되는 광고 및 구독 모델 사례로 데이터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실행하는 언론사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평가하려면 '데이터 퍼스트'의 중요도를 보면 된다. 지난 20여년 디지털 파고가 밀려온 언론 시장에는 두 부류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문화 기술 인력 비즈니스 영역을 혁신한 곳과 다른 하나는 기존의 관행을 대체로 유지한 곳이다. '데이터 퍼스트'는 바로 전자의 변화를 이끌어낸 열쇠다.
'데이터 퍼스트'는 뉴스조직의 미래 진로와 기회를 담고 있는 생존 전략이다. 편집 광고 마케팅 구독 재무 기술 관리 등 미디어 기업 운영의 모든 내용을 포괄한다. 데이터 전략은 언론사가 디지털에서 독자의 이용 행태에 상세한 통찰력을 수집하여 편집(서비스), 독자(마케팅), 광고(비즈니스) 등에 효율성을 높이는데 활용한다.
그러나 방대한 독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즈니스에 접목한 것은 불과 10년 남짓이다. 이 기간 동안 글로벌 뉴스 시장을 상대하는 언론사를 중심으로 '고객 중심' 전략-유료화가 본 궤도에 올랐다. 맞춤 콘텐츠와 광고를 개발하고 구독을 제안할 때 데이터 유용성은 절대적이다. 혁신적인 언론사일수록 스스로를 고객 중심 조직 또는 데이터 중심 조직으로 간주한다.
2016년 당시 허스트(Hearst) 수석 데이터 과학자 릭 맥 파를랜드는 미디어 기업 대상의 한 빅 데이터 컨퍼런스에서 "허스트는 출판사업이나 미디어 사업이 아니라 데이터 배포 비즈니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허스트는 세계적으로 250개 잡지와 미국에 33개 텔레비전 방송국과 24개 일간지를 소유한 최대 미디어 그룹 가운데 하나다.
1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달성한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부터 전체 조직이 데이터 부서와 협업 관계를 맺도록 하고 독자 대상을 늘리는데 초점을 뒀다. INMA가 2016년 공개한 보고서[1]에 따르면 당시 FT 수석 데이터 과학자 톰 베츠(Tom Betts)는 "데이터가 독자와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업무"라고 밝혔다. FT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이다.
전통매체의 데이터 전략 개발, 구현 및 개선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FT는 2008년에 천천히 시작하여 2010년에 본격화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제프 베조스가 2013년 새 주인이 되었을 때 데이터 전략을 실제로 확대하여 클라비스(Clavis)에 이어 2015년 반디토(Bandito) 기술[2]을 CMS에 구현했다.
데이터 분석 모델만 있다고 구독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정적인 것은 실제 대응이다. 구독자가 유료 구독을 중단하는 것을 방지하는 선제적 조치-연락하거나 굿즈 제공, 추천 콘텐츠 노출 및 제공, 구독 가치의 환기 등 적극적인 제안 행동이다. 데이터 분석에서 나온 통찰력을 더 나은 제품이나 캠페인, 소통으로 독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기반의 광범위한 내부 조직 문화 형성이 아주 중요하다. 가장 강력하고 성공적인 언론사는 전사적 데이터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의 동의와 투자가 이뤄진다.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서는 충성 독자의 수를 최대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방법론이 나온다. 끊임없이 새로운 독자를 찾거나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선택이다.
데이터 퍼스트 전략은 전통매체의 다른 디지털 실행처럼 장기적인 여정이다. 데이터 기반 생태계에서 생각하고 일하는 문화적 변화를 수반한다. 조직이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를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대신 독자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동기'의 변화다. 독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독자 관계 증진을 꾀하는 것으로 주요 지표, 조직의 위상도 달라진다.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전통적인 조직 문화를 걷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문가와 인프라 구축이 경쟁력 좌우한다
데이터 전략은 직감이나 관행이 아니며 또한 빅 데이터 확보 그 자체에 있지 않다. 분석에 바탕을 둔 독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독자 관점을 수렴해 언론사 브랜드의 가치와 수익으로 연결하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데이터 분석에서 이탈율이나 전환율을 예측해 대응하는 흐름 같은 것이다.
뉴스조직의 데이터 퍼스트 전략은 데이터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중앙집중식 데이터 부서를 만든다.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술적 분석, 시각화 보고 등을 이끈다. 단 데이터 소유와 공유, 활용에서 내부 부서간 갈등을 줄일 수 있으나 전문가가 주도하는 데이터 부서의 특성상 다른 부서와의 논의는 생략하거나 무시하는 경우로 흐를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데이터 부서의 리더로 비즈니스 감각이 높은 외부 인사나 신망받는 내부 구성원을 중용한다. 데이터의 가치를 활용하려면 안팎에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투자의 정당성, 업무의 우선 고려 사항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많은 미디어 기업이 2014년 전후로 빅데이터 전략을 실행했다. 어떤 곳은 불과 2~3년 사이 데이터 부서의 직원 규모가 2배 또는 3배로 늘어났다. FT는 2016년 기준 데이터 엔지니어 20명, 데이터 분석가 23명, 데이터 과학자 3명 등 50명에 가까운 데이터 전문가를 확보했다. <뉴욕타임스>는 같은 해 기준 50명의 데이터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보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4년 데이터 엔지니어만 60명에서 1년만에 35명을 추가 확보해 100명에 가까운 규모를 갖췄다. 레거시 미디어의 데이터 전문가 확보는 구독 광고 등 디지털 비즈니스의 성과를 내는 엔진이 됐다.
WSJ를 발행하는 '뉴스코퍼레이션'은 2011년부터 새로운 데이터 전략에 투자했다. 독자 데이터 활용 초기 단계에서 Google의 최고 인재 중 한 명을 유럽서 고용하고 그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다.
데이터 조직은 일반적으로 뉴스룸 또는 광고 부서의 팀과 함께 일하는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데이터 엔지니어(Data Engineer),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st) 및 데이터 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ment)로 구분된다. 뉴스코퍼레이션(NewsCorp) 수석 데이터 과학자를 역임한 라헬 슈트(Rachel Schutt)는 데이터 부서의 직책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데이터 엔지니어[3]: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 사용 및 개발한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 정리, 저장 및 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 데이터 과학자 : 기계 학습, 자연어 처리, 인구통계학적 모델, 종단 데이터, 실험, A/B 테스트 및 기타 통계 모델을 사용하여 실행 가능한 대용량 데이터를 만든다.
△ 데이터 분석가 : 독자가 제품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SQL 및 Omniture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탐색하고 통찰력을 제공한다. Chartbeat 및 Parse.ly와 같은 자체 및 타사 분석 대시보드를 관리한다.
△ 제품 관리자 : 개발 리소스, 데이터와 제품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정한다.
△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 : 데이터 수집의 방향과 방법을 정의하고 글로벌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및 마케팅 규정을 준수합니다.
데이터가 제시하는 대로 진행한다
이렇게 조직구성이 이뤄지면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가장 공격적인 데이터 퍼스트의 특징은 각각의 일상적인 관행에 데이터 기반 문화를 빠른 속도로 주입한다는 것이다. 전문 인력과 그들이 영향력이 중요하다. 그들에 의해 새로운 제품과 프로세스를 빠르게 적용한다.
6년 전부터 <워싱턴포스트> 최고 정보 책임자(CIO)는 90명의 엔지니어와 기술도구를 배경으로 많은 실험을 전개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반디토, 클라비스 등을 콘텐츠 관리 시스템 아크(Arc XP)에 결합해 트래픽 및 광고 수익 증가에 중점을 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어 이 신문은 관련 시스템을 국내외에 판매하는 비즈니스도 추가했다. 한국에서는 <조선일보>가 아크 구매자가 됐다.
<포브스(Forbes Media)>는 데이터 보고서를 많이 보내 광고주에게 어필한 매체다. 크게 독자, 광고, 비즈니스 데이터를 측정 분석하고 있다. 독자 대상 보고서는 이용 행태 전반을 다룬다. 이용 기기, 브라우저 같은 기본 데이터에서 나이, 성별, 관심사, 직위 등의 개인 정보를 포함한다.
광고 보고서는 게재된 광고 노출수, 조회 가능성, 클릭률, 가격, 판매율, 광고 크기 및 광고 유형 등으로 광고 실적이 좋은지, 제대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등을 정리한다. 콘텐츠와 광고의 상호 영향에 대해서 추적하는 비즈니스 데이터는 페이지뷰당 노출수, 페이지 유형별 수익, 광고 유형별 소요 시간, 콘텐츠 유형별 잠재고객 세그먼트별 광고실적 등이다.
<가디언(Guardian)>은 2014년 뉴스 사이트 트래픽을 집계하고 편집 직원이 거의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팬(Ophan)이라는 사내 관심 데이터 도구를 만들었다. <중앙일보>의 CMS에도 비슷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4]<가디언>의 도구는 종전에 비해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했고, 소셜미디어 탐색 기능을 개선했다.
유료화를 시행 중인 <뉴욕타임스>는 <워싱턴포스트>처럼 A/B 및 다변수 테스트가 새로운 구독자 유치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뉴스 스타트업 즉 인터넷신문들의 경우 데이터 분석 도구는 더 탁월했다. 매셔블(Mashable) 벨로시티(Velocity)는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이 토론하는 내용을 수집했다. 이는 편집자가 바이럴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줬다.
쿼츠(Quartz)는 순방문, 페이지뷰 및 소셜 공유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챠트비트(Chartbeat)를 담은 뉴스룸 화면을 운영했다. 버즈피드(BuzzFeed)는 순방문, 공유, 머무른 시간 등 기사 스토리 트래픽을 보여주는 기자용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포브스>는 는 1년에 두 번 게시물의 트래픽과 품질을 포함하는 8개 부문의 지표를 기자 보상과 연계했다.
데이터는 광고 및 콘텐츠, 비즈니스 설계한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이용 행태를 분석하여 타겟팅 된 네이티브 광고를 설정했다. 이후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살펴보고 어떤 주제가 주로 다뤄지는지 파악했다. 블룸버그 뉴스룸에 상주하는 데이터 마이닝 부서가 이를 주도했다.
가장 성숙한 사례 중 하나는 2009년 빅데이터 인력에 비중을 높인 FT다. FT 콘텐츠를 읽는 로그인 독자를 대상으로 관심 주제, 접속 시간, 장치 유형을 포함한 프로필 정보를 사용해 모든 독자를 위한 '고객 DNA'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여 잠재 독자를 상대로 이메일, 전화 등으로 연락해 관심 있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알렸다.
이러한 접근이 가능했던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 양적인 경쟁을 지양한 덕분이다. 대신 고유한 가치를 제공하고 독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 틈새 플레이어로 스스로를 포지셔닝 했다. 광고주가 신뢰할 수 있고 중요한 잠재 독자군에 도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하고 독점적인 자사 데이터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불문가지다.[5]
FT는 독자가 기사를 클릭한 뒤 기사의 절반 이상을 읽은 페이지 조회수 비율을 표시하는 '품질 읽기(Quality Reads) 지표도 도입했다. 페이지에 머문 시간, 스크롤 깊이 등 구독자가 유사한 콘텐츠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정리한 보고서는 주간 단위로 데스크에 보고했다. 페이월을 성공시키려면 유료 구독자가 채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FT는 더 나아가 RFV 메트릭(최신성, 빈도 및 볼륨: recency, frequency, and volume)으로도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가입자(유료 구독자)를 기반으로 살펴보는 RFV는 편집 목표를 비즈니스 목표에 닿으려는 지표로 설명했다.
방문 빈도, 이용자 당 읽는 빈도 및 기사 수, 구독자 확보 및 유지 등을 분석하는 데이터 과학에 기반한 콘텐츠 서비스 방식으로 FT는 2019년 1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무려 17년의 대장정이었다. 당시 존 리딩(John Ridding) CEO는 "구독모델, 디지털 혁신 투자, 가짜 뉴스 시대에 신뢰도 높은 보도가 힘이 됐다"며 "장기 계획과 장기 투자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2017년 5월 뉴욕에서 열린 INMA 세계 뉴스 미디어 회의에 참석한 400명 이상의 언론계 리더에게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CEO는 "NYT의 미래는 독자 수익에 달려있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뉴욕타임스>의 가장 큰 성장 엔진은 참여 독자를-방문하는 독자를 구독자로 전환하는 과정에 장착됐다. 매달 약 1억 5천만 명의 순방문자에 닿는 <뉴욕타임스>의 원동력 역시 데이터 퍼스트에 있었다.
독자 중심 미디어 기업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데이터(조직)의 위상이 가능한한 커져야 한다. 데이터 조직은 과학적 제품, 서비스 생성 절차를 수립하고, 모든 부서가 제품에 대해 집중하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디지털 전환의 성패는 데이터를 다루는 태도와 실행에서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데이터를 매개로 소통이 일어나고, 그 소통이 드라마를 만든다. 하지만 국내에서 데이터에 제대로 힘을 싣는 언론사도, 리더도, 사례도 아직까지는 없다. 데이터 시각화 등 데이터저널리즘에 대한 관심과 육성도 지금은 안갯속이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뉴스 유료화 시행 과정에서) 가입 회원의 이용행태 데이터를 살펴본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면서도 "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하려면 관련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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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MA(2016), 미디어2.0을 위한 빅데이터:데이터 퍼스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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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토'는 주목을 끄는 헤드라인 A/B 테스트 도구다. '클라비스'는 콘텐츠, 광고를 독자별로 타팅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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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코퍼레이션(2016년 기준) 데이터 조직과 담당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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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채용한 바 있는 <중앙일보>는 2017년 초 자사 콘텐츠 제작 시스템 JAM 내에 포털사이트 뉴스 반응 등을 수집해 대시보드화 하는 등 자체 지표(JA)를 개발했다. 현재는 구글어낼리틱스(GA)로 이용자 이용 행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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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2011년 콘텐츠 마케팅 기업 스마트로지(Smartology)의 콘텐츠 매칭 서비스 스마트매치(SmartMatch)를 도입했다. 관련 디스플레이 광고를 뉴스 기사와 실시간으로 일치시키는 데이터 분석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