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경쟁력 원천은 6천명 엔지니어
블룸버그 기술 전략 방향 잡는 전문 CTO
통찰력 제공하는 100명의 데이터 과학자
알고리즘, 큐레이션 등 개인화 서비스 투자
미국 금융 전문 미디어 기업 블룸버그(Bloomberg L.P.)는 40년 전인 1981년 미국 증권사에 주식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단말기(터미널)를 공급하며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키운 대표적인 경제 미디어로 로이터 통신, 다우 존스와 함께 3대 경제뉴스 서비스 업체 가운데 하나다. 현재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디지털 등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며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했다.[1]
블룸버그는 세계 각지에 약 2만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72개국, 146개 지국에서 2,500여 명의 기자들이 24시간 뉴스를 생산한다. 9개의 지역 본부 및 80개의 뉴스 보도국은 하루 5,500건 이상을 선보인다. 주요 제품에는 블룸버그 프로페셔널 서비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 블룸버그NEF(BNEF), 신경제(Bloomberg New Economy), 퀵테이크(QuickTake), 블룸버그 라이브 등이 있다.
통합 뉴스룸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복합 미디어 기업인 블룸버그의 목표는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 있다. 4V(볼륨, 속도, 다양성, 진실성) 원칙과 인공지능(AI), 기계학습(ML), 자연어 처리(NLP)까지 모든 제품을 최적화 하는데 공을 들인다. 여기에 6,000명 이상의 개발 인력이 투입된다. 데이터 기반 테크 기업의 위용이다.
정교한 소프트웨어, 촘촘한 네트워크 결정판
블룸버그 IT 조직은 엔지니어와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다.[2] 제품 개발, 고객 우선, 미디어,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 개발은 수많은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가 결합한다. 제품 그 자체가 '공학'으로 이뤄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품은 보통 데이터에 통찰력을 넣음으로써 일정 수준에 다다른다. 실행 및 주문 시스템, 데이터와 콘텐츠 제공, 통합 및 배포, 완성 제품까지 그 프로세스를 적용한다.
고객 우선 전략은 블룸버그 프로페셔널 핵심 서비스로 수렴된다. 블룸버그 파이낸셜 솔루션(Bloomberg Financial Solutions) 부서는 고객 요구 사항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부서다. 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비롯 경험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객 기술 지원, 솔루션 엔지니어링, 데이터 세트 기반 콘텐츠 구축 등이다.
효율적 비즈니스와 서비스는 글로벌 인포메이션 시스템(Global Information Systems)팀이 맡는다. 이 팀은 내부 IT 시스템을 설계, 배포, 지원한다. 현재 블룸버그는 400개 이상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또 28,000대의 PC, 50,000개의 화면 디스플레이 및 120,000개 이상의 네트워크 연결로 구성된 기업 네트워크 보안을 책임진다.
블룸버그 IT 조직은 미디어 채널과 제품, 네트워크에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다. 이 정점에 2008년 1월 블룸버그에 입사한 숀 에드워드(Shawn Edwards) 글로벌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있다. 숀 에드워드는 "CTO는 새로운 첨단 기술을 평가하고, 투자나 실험이 필요한 곳에 전략적으로 집중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도 손잡았다
CTO의 직속 부서는 블룸버그의 다양한 엔지니어링 그룹, 제품팀, 마케팅팀(영업)과 소통한다. 에드워드 CTO는 "소규모 팀을 만들어 외부 스타트업, 오픈 소스 커뮤니티, 대학 등과 협력해 아이디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가 괜찮은 것으로 드러나면 이를 신속하게 서비스로 만든다.
에드워드는 "요즘 CTO들에게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뜨거운 주제"라면서 "블룸버그는 일단 자사의 단말기에 가상자산 종목의 주가 정보를 제공하며 신흥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에 전문가들이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블록체인 적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수많은 스타트업, 컨소시엄과 만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베이스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섣부르게 도입하기보다는 무엇이 유용하지 않은지, 또 무엇이 유용한지 살펴보는 과정이다.
블룸버그는 기본적으로 제품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는 전략을 갖고 있다. 투자가 이뤄지는 거래 프로그램에 새로운 검색 또는 분석 기능이 있다면 그것을 시장에 출시하고 사용하면서 보완하는 흐름이다.
오픈 소스 적극 활용, 대학 연계 우수 인력 선점
'오픈 소스'(Open Source)는 중요한 지렛대다. 에드워드는 "모든 것을 개발, 구축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앞세워 설득했다"며 "오픈 소스 생태계는 경제적인 보탬은 물론 시장 출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여러모로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데이터 수집, 처리, 검색을 위한 독점 시스템과 벤더에서 벗어나 오픈 소스 솔루션으로 이행하는 전략이다. 블룸버그가 개발한 정교한 순위 알고리즘과 오픈 소스는 훌륭한 제품으로 변신했다. 기드온 만(Gideon Mann) 데이터 과학 책임자는 "벤더와 독점 소프트웨어를 지양하는 선택은 문화의 변화였다"고 평가했다.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모델 등 신제품 개발도 외부에서 길을 찾고 있다. 블룸버그 학부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대학 등 주요 교육기관과 협력해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부 구성원들의 자기개발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기드온 만은 “많은 사람들을 학회에 보내고 있으며 그 주된 목적은 그들이 학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전문성이나 관심 분야에 따라서는 데이터 분석, 프론트 엔드, 백엔드 등 다양한 부문으로 직무 변경이 가능하다. 엔지니어링 부서로 이동을 원하는 비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CTO 중심으로 제품, 데이터, 신기술 주도
블룸버그에서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구조화 하며, 인프라를 지원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 배치하고 관리하는 일은 핵심 업무다.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생산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들이 다양한 제품 개발과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디어 그룹의 글로벌 기술 전략을 관리, 감독하는 숀 에드워드 CTO는 CTO 사무실(office) 소속 엔지니어들과 함께 글로벌 엔지니어링팀과 협력한다.[3] 주요 과제는 마켓 데이터, 분석, 뉴스 등의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 기술을 정비하고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며 전체적인 기술 전략의 방향을 다듬는다.
CTO 사무실이 운영하는 팀에는 테크니션 외에도 다양한 이력을 갖는 연구자, 제품 관리자들이 있다. 이들은 블룸버그의 다양한 제품군을 관리하며 AI 연구 및 제품 전략, 컴퓨터 및 네트워크 아키텍쳐, 정보보안, 기술 가이드 준수 등을 맡는다.
숀 CTO 아래에는 블라드 클리아치코(Vlad Kliatchko) 최고제품책임자(CPO), 브라이언 커닝햄(Brian Cunningham) 최고정보책임자(CIO), 게리 카잔체프(Gary Kazantsev) 퀀트(Quant)[4] 기술전략책임자(Head of Quant Technology Strategy), 기드온 만(Gideon Mann) 기계학습 제품 및 리서치 책임자(Head of Machine Learning Product & Research)가 있다.
300명의 엔지니어가 딥러닝과 신경망모델 다뤄
블라드 클리아치코 CPO는 시스템 및 어플리케이션 담당 기술팀을 이끌며 복잡한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브라이언 커닝햄 CIO는 기술 제품 개발, 전략, 솔루션 설계, 상품 서비스 관리를 담당한다.
게리 카잔체프 기술전략책임자는 기계 학습, 자연어 처리, 금융 프로그램 전반의 전문가다.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자연어 질문 응답, 딥 러닝 텍스트 처리 등 제품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기드온 만은 데이터 과학 책임자로 기계학습, 자연어처리, 검색을 주도한다.
블룸버그 엔지니어링 그룹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AI 엔지니어링 그룹이다. 저명한 교수를 비롯 연구자들과 네트워킹하고 있는데 자연어처리 및 기계학습 전문가 200명이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딥러닝과 신경망 모델에 주력하고 있으며 관련 인프라 확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AI와 함께 블룸버그가 투자를 지속하는 분야는 데이터다. 블룸버그는 데이터를 금융 생태계의 생명선으로 간주한다. 300명의 전문 인력이 포진한 데이터 기술 엔지니어링 그룹에는 데이터 기술 엔지니어링팀, 데이터기술 커뮤니티 제품팀, 기업 및 세그먼트 펀더멘털팀, 거버먼트 이슈언스(Government Issuance)[5]팀, D&I 애자일(Agile)팀이 있다.
엔지니어가 제품 개발 및 개선에 주도적 역할
블룸버그 IT 조직에서 주목할 것은 개발부서가 제품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모든 데이터와 상품에 개발자들이 붙어서 품질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어플리케이션을 대체하는 등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부서는 엔터프라이즈 기술 엔지니어링 그룹이다. 블룸버그의 실시간 시장 데이터 피드(B-PIPE), 데이터 라이언스 연결 및 통합을 포함, 기업용 데이터 제품 지원을 담당한다. 펀드 투자 도구를 개발하는 포트 엔지니어링팀은 규모가 250명이다.
비슷한 팀으로는 파생상품 엔지니어링팀, 구조화 상품 부서(the Structured Products department)에 내 모기지 담보 증권팀 등이 있다. 블룸버그 금융거래 관련 실행관리 시스템(EMS)을 유지보수하는 TRAAX(TRade, Automation, Analytics, eXecution) 엔지니어링 팀도 있다.
데이터 허브(DataHub) 엔지니어링 팀은 데이터 저장, 검색, 배치, 분석, 실시간 스트리밍 처리 등의 효율적 플랫폼을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및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서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담당하는 데이터 기술 엔지니어링 그룹, 내부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그룹 등은 각각 300명, 400명 이상이 일한다.
표에서 정보 추출, 구조화된 템플릿까지 구현
정형 정보와 비정형 정보를 결합해야 하는 블룸버그의 데이터 처리는 주요 과제다. 예를 들면 고객의 질문을 분석,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데이터 소스와 연결해야 한다. CTO 사무실은 더 많은 데이터를 대상으로 정교한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블룸버그에는 데이터 과학자 약 100명이 일한다. 블룸버그 데이터 과학 책임자는 기드온 만(Gideon Mann, ML 제품 및 연구 책임자)이다. 기드온 만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블룸버그 단말기는 금융산업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표준적으로 정리해 제품을 서비스하고 있다"며 "데이터 과학자들은 제품에 내장된 자연어 처리,정보 검색, 기계학습(ML) 등의 3가지 영역에서 기술 대응을 한다[6]"고 설명했다.
데이터 과학자들은 데이터 탐색의 수준을 높이는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성과로 꼽을 수 있는 사례 가운데는 금융 보고서 및 문서 파일에 들어 있는 표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능이 있다. 과거에는 프로그래머들이 수동 방식으로 진행해야 했던 작업이었다.
또 대부분의 금융 데이터는 숫자로 표시되지만 기사 또는 발표문은 텍스트(언어)로 표현된다. '언어+숫자'의 형식으로 구조화된 템플릿 설계로 제품 생산에 효율성을 높인 것도 마찬가지다.
미디어는 개인화 서비스, 참여도 개선에 집중
연구와 분석을 지원하는 개발부서도 있다. 시장, 커뮤니티 및 AI(MCA) 그룹에 속한 이쿼티 리서치(Equity Research) 그룹에 있는리서치 협력 및 분석 엔지니어링(Research Collaboration & Analytics Engineering)팀이다. 기업을 비교하고 애널리스트 예측을 평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
블룸버그는 다양한 형식과 매체를 관리하는 편집팀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구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도 공을 들여왔다.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하는 OTT 제품을 비롯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에서 뉴스, 데이터, 오디오 및 비디오를 서비스하는 시스템 지원을 맡고 있는 블룸버그 미디어 엔지니어링 파트가 이를 주도한다.
기자나 편집자가 스토리를 작성, 구성할 때 워크플로우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도구 세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식으로 스토리를 렌더링하는 유연한 시스템 개발이 핵심 업무다. 뉴스룸이 스토리를 만들고 큐레이션, 태그 지정 등을 할 때 필요한 편집 대시보드와 데이터 시각화 시스템도 개선한다.
푸자 말파니(Pooja Malpani) 블룸버그 미디어(Bloomberg Media)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자사와 인터뷰에서 "모바일 앱, 라이브 블로깅 등 다양한 트래픽 유발 환경과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디지털로의 전환과 사용자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자 확보에만 집중하기보다 사용자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는 기술 경쟁력에 달려있다
블룸버그 미디어는 팬데믹이 절정이던 2021년 전년 대비 총 매출이 48% 증가했다. 광고매출만 66% 늘었다. 디지털 구독매출은 58%나 증가했고 구독수는 25만 건에서 37만 건으로 대폭 성장했다. 이같은 성공 비결은 스트리밍 뉴스 비디오 서비스 퀵테이크(Quicktake), 개인 자산을 주제로 하는 버티컬 채널, 씨티랩(CityLab) 인수, 건강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새로운 제품 출시에 기인한다.
특히 2020년 1월 데이터 대시보드, 라이브 이벤트, 멀티미디어 콘텐츠 및 뉴스레터로 구성된 기후 변화를 소재로 하는 글로벌 멀티 플랫폼 뉴스 브랜드 블룸버그 그린(Bloomberg Green)을 출시했다. 2년 전인 2021년에는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 문제에 초점을 맞춘 블룸버그 평등(Blooberg Equality)을 오픈했다. 2014년 4월 공개한 블룸버그 미디어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회에 기여하는 퀄리티 저널리즘, 창의적인 크리에이티브 전략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장기적인 기술 투자는 오늘의 블룸버그를 낳았다. 놀라운 IT 인프라와 풍부한 데이터,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로 디지털 비즈니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기술력이 빈곤한 미디어는 과실을 딸 수 없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 어떤 미디어기업보다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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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디어 채널은 블룸버그 단말기(Bloomberg Terminal)를 비롯 웹사이트(Bloomberg.com), TV(Bloomberg Television), 라디오(Bloomberg Radio), 모바일 서비스(Bloomberg Mobile), 불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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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서 시스템 구축, 서버 구동 등 전체적인 환경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인력은 '엔지니어'다. 일반적으로 개발자(Developer)는 프로그래머보다 큰 의미에서 시스템, 서비스를 만든다. 프로그래머는 코드를 작성하는 등 개발을 지원한다. 이들 전체를 테크놀러지스트라고 한다. 그러나 개발자, 프로그래머 간 경계는 크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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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O와 협업하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팀은 AIM(자산 및 투자 관리) 엔지니어링 팀, ETC(Exchange Trading Connectivity) 엔지니어링 그룹, Sell-Side 엔지니어링팀 등이 있다. ETC 그룹에만 70명의 전문 인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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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Quant)는 수학, 통계 등을 이용한 투자 프로그램으로 블룸버그는 관련 제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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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먼트 이슈언스팀은 미국 재무부 및 지방정부의 증시 관련 데이터를 관리한다. 블룸버그가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데이터 세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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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영역에 참여하는 2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별도로 두고 있다.